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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신세계, 개점 4년11개월만에 연매출 1조 돌파…'최단기 신기록'

카나메 마도카 2021. 11. 15. 14:58

"단일 점포 대형화·고급화 전략 통했다" 평가…외지인 매출 비중이 절반 넘어

대구신세계 샤넬 매장 앞에서 '오픈런' 하고 있는 고객들 모습. 매일신문 DB

대구신세계가 개점 4년 11개월 만에 연 매출 1조원을 넘어선 것으로 확인됐다. 15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대구신세계가 전날인 지난 14일을 기점으로 연매출 1조원을 돌파해 백화점 업계에서는 가장 빠른 기록으로 '1조 클럽'에 가입했다. 이는 지난 1월 최단기 기록을 세운 현대백화점 판교점(5년 4개월)보다도 5개월 앞당긴 것이다. 업계에선 대구신세계가 오는 12월 중순~말쯤에야 1조원을 달성할 것으로 예측됐지만, 단계적 일상회복(위드 코로나) 전환에 따른 보복소비와 대규모 행사가 더해지면서 한 달 가까이 기록을 앞당겼다. 이 추세대로라면 연말까지 매출 1조1천억원 달성은 무난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로써 6개 점포가 들어가 있는 '1조 클럽'에는 신세계백화점이 총 3개(대구점·강남점·센텀시티점)로 가장 많이 선점하게 됐다. 롯데백화점은 2개(본점·잠실점), 현대백화점은 1개(판교점)다. 대구신세계가 1조원을 돌파한 건, 비수도권 점포로는 신세계백화점 센텀시티점(2009년)에 이어 두 번째다. 3대 주요 백화점 중 신세계가 가장 적은 점포(13개)를 갖고 있지만, 롯데(32개)·현대(16개)보다도 더 빠르게 연 매출 1조를 달성할 수 있었던 요인은 무엇일까.

이는 신세계가 내세운 전략인 '단일 점포 대형화·고급화 전략'이 통했다는 평가가 우세하다. 대구신세계는 개점 당시 물건을 사고파는 쇼핑공간으로서의 의미를 넘어 레저·문화도 함께한다는 복합공간으로 지어 신세계 단일 점포 기준으로는 사상 최고 사업비인 8천800억원이 사용됐다. 백화점 최초로 조성된 아쿠아리움과 테마파크·갤러리·문화홀 등 문화공간도 마련됐다. 올 3월엔 소위 3대 명품이라고 불리는 '에루샤(에르메스·루이비통·샤넬)'를 끌어모으면서 성장세는 가속화됐다. 올해 명품 매출(1~11월)이 전년 동기보다 128% 뛰었다. 특히, 코로나19로 장기간 해외여행을 가지 못한 소비자들이 대체소비격으로 명품을 소비하면서 신세계 명품가엔 고객들로 붐볐다.

또, KTX·SRT·고속버스·시내외버스·지하철 등 주요 거점 교통수단이 있는 동대구역에 신세계가 입점하면서 대구에서 돈을 쓰는 외지인이 늘어났다는 평가도 나왔다. 대구신세계 관계자는 "올 10월까지 매출의 53%는 대구 시민이 아닌 외지인"이라고 말했다.

다만 향후 대구 지역의 대형 오프라인 유통업계의 판도는 뒤바뀔 수 있다. 롯데 측이 2025년 완공 예정인 대구 수성의료타운 내 롯데수성복합몰에 공들이고 있어서다. 실제, 대구 지역의 유통업계의 경우 향토백화점인 대구백화점·동아백화점(2003년 이전)에서 롯데백화점(2003~2011년)·현대백화점(2011~2016년)·신세계백화점(2016년 이후)으로, 대형 점포가 하나씩 입점할 때마다 지역 유통가 시대를 바꿔왔다. 롯데쇼핑은 롯데수성복합몰 부지를 기존보다 40% 확대하고, 투자 규모도 7천500억원으로 대폭 늘린 상황이다. 쇼핑뿐만 아니라 여가·레저를 갖춘 복합시설을 갖춘다는 계획이다. 이에 더해 현대백화점 대구점도 내년부터 본격적인 리뉴얼 공사에 들어간다. 개점 11년을 맞아 층별로 하나씩 업그레이드해 고급화 전략에 동참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