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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OTT 시대의 지역방송 활로, 어떻게 모색할까?

카나메 마도카 2021. 11. 15. 15:11

/이진로 영산대 교수 지역방송발전위원회 위원

 

지상파 지역방송의 경영 여건이 어려워지고 있다. 주요 수입원인 광고가 크게 줄었기 때문이다. 광고 수입의 감소는 시청자의 방송 시청 양식의 변화에 기인한다. 전통적으로 TV 시청은 안테나가 달린 수상기를 통해 방송 프로그램을 실시간으로 보는 무료 서비스다. 이후 지상파방송 외에도 케이블방송과 위성방송을 통해 다양한 채널이 유료로 제공됐다. 지상파 방송은 수많은 채널의 일부가 됐다. 최근 유료채널에서 콘텐츠 대가를 받지만, 수입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매우 제한된다.

정보통신 기술의 발달로 인터넷 데이터 전송에서 양적 증가와 속도 향상이 구현됐다. 이 기술로 등장한 IP(Internet Protocol)TV는 유무선 전화와 방송 콘텐츠를 패키지로 제공하는 방송통신 융합 시대를 열었다. 잇단 변화에 적응할 틈도 없이 쓰나미 같은 격변이 기다리고 있다. OTT 시대의 전개다. 인터넷을 통한 동영상 콘텐츠 서비스인 OTT(Over The Top Service)는 콘텐츠의 풍부성, 시청의 편리성과 비용의 경제성에 힘입어 빠른 성장이 예상된다.

현재 제공되는 주요 실시간 및 비실시간 방송 서비스로 지상파 채널, SKT 등의 풍부한 콘텐츠를 내세운 웨이브와 tvN, Mnet 채널 등의 인기 드라마, 예능, 영화 콘텐츠를 보유한 티빙이 국내의 대표 주자다. 이 밖에도 주로 자신이 원하는 프로그램을 비실시간 위주로 시청하는 국내의 네이버tv, 아프리카tv, 왓챠플레이 등과 해외의 유튜브, 넷플릭스 등도 가입자를 늘려가고 있다. 여기에 지난달 미국에서 서비스를 시작한 디즈니 플러스의 첫날 가입자가 1000만 명에 이르렀는데 국내로 진출할 경우 OTT 내부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지상파 시장이 축소될 것은 불을 보듯 뻔한 전망이다.

지상파 방송사 중에서도 서울에 소재한 MBC와 SBS의 경우 지역방송보다 상대적으로 유리한 상황이다. 방송 프로그램 제작과 판매에서 서울을 포함해 전국이 가시청권이므로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기 때문이다. 또한 IPTV와 케이블방송, OTT 등 유료 플랫폼에 자회사인 PP(Program Provider) 채널을 포함시키고, 다시보기 콘텐츠 서비스를 제공하여 수입원이 다양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역방송은 플랫폼의 다양화 속에서 지상파방송의 입지 축소에 따른 충격에서 피할 길이 없다. 오히려 서울의 대규모 방송사보다 작은 규모로 방송 콘텐츠 제작비의 확보를 비롯해 우수한 방송 인력의 운용과 시청자의 호응 등에서 어려움이 커지게 된다.

이제 지역사회는 점차 약화하는 지역방송의 위상이라는 갈림길에서 지역방송의 활로를 어떻게 모색할 것인가에 대해 고민할 때다.

대응 방안은 크게 세 가지다. 첫째, 지역방송의 경쟁력을 제고시키기 위한 스스로의 노력이다. 지역사회의 공익적 언론 기능을 강화하여 지역에서 꼭 필요하다는 인식을 확산시키는 우수한 보도, 교양, 오락 프로그램의 제작과 다양한 협력 활동이 해당한다.

둘째,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지원이다. 지역방송이 지역사회의 공적 기관이라는 인식을 바탕으로 일정한 수준의 방송활동을 지원하도록 법적, 제도적 차원에서 뒷받침하는 것이다.

셋째, 지역방송 지원을 위한 OTT 서비스 사업자의 방송발전기금 납부 의무화다. OTT 서비스로 콘텐츠는 증가했지만, 상대적으로 지역성과 공익성 차원에서 지역사회와 지역 시청자가 필요로 하는 콘텐츠의 비중은 줄어든다. 지역별로 고유한 콘텐츠의 제작과 유통, 시청 여건이 약화될 경우 지역사회의 위상은 점차 하락한다. 지역의 삶도 희미해진다. 지역 없는 글로벌화는 획일화된 무색무취의 건조하고 통제된 사회로 우려된다. 요컨대 OTT 시대에 지역방송의 경영 악화는 지역사회의 위기라는 인식에서 다양한 지원 활동과 재원 조성 방안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