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예부장 토모에☆마기카

어느 이파리의 이세페 모험일지

카나메 마도카 2024. 9. 21. 11:13

나라에서 예산도 지원받는 콘서트겠다. 가보자고!/페러블엔터테인먼트 제공

2023년 9월 23일 페러블 측에서 주최하는 이세계 페스티벌

그곳에 여러 가수분과 그리고 이세계 아이돌(이하 이세돌) 분들 그리고 고정 멤버(이하 고멤)분들까지 오신다고 해서

1차 티켓팅을 개같이 실패하고요 

 

결과적으로 취소표가 생겨서 티켓을 손에 넣었다

새로고침을 연타하다 보니 취소표를 얻을 수 있었습니다.


그렇게 콘서트 당일 오전 1시 22분 인천에 도착.

거지분장이 찰떡인 거지왕 이파리/MBC 제공.

사실은 노숙을 하려고 했던게 아니라 버스도 운영도 안하고 택시도 잘 안잡고 지하철도 안 잡혔던 것이 노숙을 하려 했던 건 아닙니다. 그러다 1시간 만에 택시를 잡을 수 있었습니다.

송도의 야경은 중학교 2학년부터 왁굳형이 레이징 시켜서 알고 있었습니다.

아름다운 송도/우왁굳 제공

 

드디어 센트럴 파크에 도착했습니다.

송도 야경/포커스인천 제공

송도의 야경. 새벽이라 그런지 그다지 생각보다... 실망스러운데 센트럴파크는 정말 다르더라고요.

센트럴파크에서 진짜 이쁜 다리를 건너보고 근처 편의점에서 한 끼를 떼우게 됐어요.

이건 칭찬받으려고 말하는 건데 다먹고 다 치웠더니 치우는 사람은 처음이라면서

저한테 팹시를 선물해 주시더라고요. 기분 종았습니다.

그렇게 막 걸어다니다 보니까 이세페 가는 길이라고 안내문도 보이더라고요.

저는 주변 찜질방에서 씻고 잠시 쉬었는데 어느새 아침이 밝았습니다.

택시를 잡아서 콘서트장으로 갔는데 무려 4시간 가량을 줄을 섰습니다.

입장 당시부터 대기줄 붕괴
소속 인원·팬덤에 책임전가
일부 관객 사비로 물 나눔해
패러블 “재발 방지하겠다”

 

[천지일보=김누리 기자] “아티스트와 공연은 훌륭했지만, 운영은 미숙했다.”

기대와 관심 속 지난 23일 개최된 ‘이세계 페스티벌’에 대한 관객의 평가다.

이세계 페스티벌은 멜로망스, 하이키, 경서, 김장훈, 지올 팍 등 인기 K-팝 아티스트와 패러블 소속 ‘이세계 아이돌(이세돌)’, 숲튽훈, 독고혜지, 하쿠0089, 비밀소녀 등 버추얼 아티스트(버튜버)들이 인천 송도 달빛죽제공원에서 진행한 음악 축제다.

이세계 패스티벌은 콘텐츠 크리에이터를 위한 매니지먼트 컴퍼니 ‘패러블’ 주관, 한국콘텐츠진흥원, 인천경제자유구역청, LG전자 후원으로 진행됐다.

트위치 팔로워 100만명을 보유한 스트리머 ‘우왁굳’ 산하의 고정 멤버(고멤)과 이세돌이 참여하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1차 예매(총 1만장)가 약 8분 만에 매진된 데 이어 2·3차 예매도 성황을 이뤘다.

기자는 이세계 페스티벌에 관객으로 입장해 현장을 취재했다.

 

◆뒤죽박죽 지시에 줄 섞이고 탈수·열사병까지

이세계 페스티벌 현장은 말 그대로 아수라장이었다.

행사 시작 전날 밤부터 약 100명의 인원이 입구에서 대기했고, 행사 당일 오전 2시부터 티켓 확인이 진행된 오전 10시까지 수천명의 인원이 운집했다. 이 과정에서 패러블 측의 운영 미숙이 드러났다. ‘ㄹ’자 모양으로 꺾인 대기줄 중 초반 다섯 줄을 제외한 줄은 인원을 나누는 테이프 한 장 없이 서 있는 상태로 4~6시간 이상 대기해야 했기 때문이다.

인원을 나누는 경계가 모호해지면서 줄이 섞이는 사태까지 발생했다. 행사장 입구부터 2㎞ 이상 이어진 줄을 압축하는 과정에서 사람과 사람이 엉키면서 행사 첫 차례인 신지훈의 공연이 시작되고 2시간이 흘렀음에도 대기줄의 이동은 미비해졌다.

당시 현장에 있었다고 밝힌 한 관객은 “줄을 압축하는 과정에서 있었는데 경찰의 지시에 따라 이동했더니 운영진 측에서 ‘너희 때문에 사람이 다친다’고 욕을 했다”며 “긴 시간의 대기에 지친 사람들이 반박하니까 (운영진이) 비웃다가 도망쳤다”고 언성을 높였다.

 

문제는 이세계 페스티벌이 진행된 23일은 최고 27도의 무더위가 이어졌다는 점이다. 뙤약볕 아래에서 장시간 대기하던 인원 중 일부는 극심한 탈수 증상과 열사병 등을 겪거나 저혈당 쇼크 등의 불편을 겪었다.

이세계 페스티벌의 콘텐츠 운영에서도 미흡한 점이 드러났다. 주요 콘텐츠로 진행했던 굿즈 부스와 식수·주류 판매 부스는 예상 수용 인원 대비 운용 인원이 지나치게 적어 회전율이 매우 낮아졌다.

굿즈 부스의 경우 콘텐츠 존을 한 바퀴 두르고도 꽈리, ‘ㄹ’자로 줄이 엉킬 만큼 대기인원이 많았다. 식수·주류 구매 대기 줄은 푸드존까지 사람이 이어질 만큼 많은 사람이 몰렸다.

이에 대해 김영비 패러블 대표는 “운영에 대해 미흡했던 것을 명확하게 알고 있고 진심으로 사과를 드리고 싶다”며 “방송과 인스타그램을 통해 안내했지만 이 부분이 제대로 전파되지 않은 점이 미흡했다고 본다”고 밝혔다.

또 “팬들의 굿즈에 대한 니즈를 너무 얕본 것도 있고 대응을 미흡하게 하고 잘못한 것이 맞다”고 덧붙였다.

 

◆패러블, 책임 소속 크리에이터·관객에 돌렸나

논란은 패러블 측이 소속 크리에이터인 우왁굳을 굿즈 판매 대기줄에 언급하면서 더 커졌다.

데일리포스트 보도에 따르면 대기줄을 제한한 주최 측은 “우왁굳님께서 현장에서 굿즈 구매가 어려운 상황에 대해 인지하고 결단을 내려주셨다. SNS를 통해 공지를 할텐데 온라인을 통해 굿즈를 판매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또 행사 관계자는 “장시간 진행되는 페스티벌의 경우 오프닝을 지나 오후쯤 입장하는 분이 많은데 이세계 페스티벌은 지난밤부터 줄을 선 관객이 있을 정도”라며 “굿즈를 구매하려는 팬들로 인해 이런 상황이 발생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에 소속 크리에이터를 굿즈 총괄인 것처럼 말하면서 책임을 회피하려 했던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다. 우왁굳이 초청 가수인 이세돌의 사장 격일 뿐, 이세계 페스티벌 운영에 대해 아는 것이 없다고 수차례 밝혀왔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굿즈를 구매하려고 장시간 대기한 관객들의 잘못으로 호도하려고 한 것 아니냐는 지적도 잇따랐다.

한 관객은 “운영이 주먹구구식으로 이뤄지고 용역, 아르바이트로 온 스테프들이 상황을 몰라 제가 안쪽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설명하는 상황이 발생했다”며 “이것은 패러블 측의 운영 미숙이지 관객의 잘못이 아니다”라고 날을 세웠다.

◆아수라장 속 빛났던 팬덤 문화

아쉬운 운영 속 빛났던 것은 관객들의 팬덤 문화였다. SNS상에 탈수와 저혈당 등을 호소하는 글들이 숱하게 올라오면서 관객 중 일부가 사비로 생수를 구매한 뒤 다른 관객에게 나눠준 것이 그 예다.

한 네티즌은 “탈수로 쓰러지는 분들이 있을까봐 겁이 난다”며 “이세계 페스티벌 입구 쪽에 계신 분이 있다면 500㎖ 생수 100병 정도를 지원하겠다”고 트위터에 글을 올렸다.

이 글이 퍼지면서 500㎖ 생수 120병이 이세계 페스티벌 현장으로 옮겨졌고, 검색 보안 규칙에 따라 인당 1~3병씩 내부로 생수가 운송됐다.

다른 네티즌도 트위터에 “패러블의 운영 미숙으로 다른 분들과 함께 2ℓ 생수 3병씩을 사서 굿즈 대기 줄에 소량씩 배분했다”며 “물이 필요한 분 중 빈 병이 있으신 분들을 위주로 물을 드렸고 물이 떨어지면 근처 편의점에 가서 다시 사서 조달하길 반복했다”고 밝혔다.

관객들의 팬덤 문화는 이세계 페스티벌이 마무리된 이후에도 계속됐다. 오후 9시라는 늦은 시간에 페스티벌이 종료됐지만 관객들이 자발적으로 쓰레기를 주워갔기 때문이다. 일부 관객이 봉투를 들고 와 공연장 내 쓰레기를 담아가는 모습도 보였다.

쓰레기를 줍는 관객의 모습은 행사장 밖 인근에서도 이어졌다. 한 관객은 10ℓ 종량제 봉투를 들고 이세계 페스티벌 인근 편의점에서 다른 관객이 버린 쓰레기를 줍기도 했다.

 

◆책임 회피보다 제대로 된 운영이 필요

이세계 페스티벌 현장에서 만났던 관객 대부분은 탈도 많고 사고도 많았던 현장 가운데서 “그래도 보람차다”고 밝혔다. 관객들이 좋아하는 아티스트들의 공연을 보면서 패러블의 운영 미숙에 대해 잊었다는 것이다.

물론 버튜버와 K-팝 아티스트, 곧 가상과 현실을 융합한 새로운 공연 문화를 탄생시킨 패러블에 대한 응원은 필요할 것이다. 다만 사랑하는 아티스트의 공연을 보기 위해 적게는 4시간 많게는 9시간 가까이 뙤약볕에서 대기했던 관객과 소속 크리에이터에게 책임을 전가하기보다 기본적이고 제대로 된 운영을 위해 노력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콘텐츠 크리에이터를 위한 매니지먼트 컴퍼니’를 표방하고 ‘콘텐츠 컨설턴트, 영상 촬영 및 편집자, 이미지 리소스 제작자 등 콘텐츠를 구성하는 데 필요한 모든 인력을 갖춘 유일한 업체’라고 자신한다면 이 같은 사태는 다시 일어나선 안 될 것으로 보인다.

기자는 이세계 페스티벌 현장을 정리하던 김영비 대표가 약속한 말이 이뤄지길 바라본다.

“미흡했던 부분이 정확히 있었고 집중했던 부분에 비해 사고들이 분명히 있었던 만큼 앞으로 이번 일과 같은 문제가 없도록 하겠습니다. 다신 없게 하겠습니다.”

 

뒷정리까지 마치고 다시 서울로 가는 버스를 타기 위해서 노숙을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