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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문부장 호무라☆마기카

[ISSUE & 논술] 지역 지상파의 위기와 경쟁력 확보 방안

by 카나메 마도카 2024. 4. 9.


- 이슈의 배경

2022 카타르 월드컵에서 대한민국 국가대표 선수들이 16강에 진출하며 국민들이 열광했다. 과거에는 지상파 방송 TV 중계로만 월드컵을 시청할 수 있었지만 미디어 플랫폼의 다양화는 방송 시청 형태를 크게 바꾸어 놓았다.



지상파 TV 이외에도 대형 포털 사이트 네이버와 실시간 OTT(인터넷 동영상 서비스)인 아프리카TV, SBS 전용 앱 등이 월드컵을 중계했다. 경기를 중계하는 플랫폼뿐만 아니라 시청 매체도 TV, PC, 스마트폰, 태블릿PC, 위성 DMB 등 다양하다.



미디어 수용 방식이 N개로 증가하면서 지상파 방송은 미디어 플랫폼의 주류가 아닌 레거시[legacy : 유산(遺産)] 미디어로 불리고 있다. 지상파 방송은 미디어 환경의 핵심을 이루는 유료화·수익화에 대해서도 기민하게 대처하지 못했다.



보편적 시청권의 영역이 갈수록 희박해지면서 시청자들이 무료로 볼 수 있는 콘텐츠는 갈수록 줄고 있다. 앞으로 돈을 내지 않으면 월드컵을 시청하지 못하는 날이 올 수 있다. 이미 쿠팡의 OTT인 쿠팡TV가 월드컵을 앞두고 열린 평가전을 독점 중계한 바 있다.



과거 독점적 지위를 누렸던 지상파 방송은 다매체·미디어 유료화 시대에서 유튜브의 셀 수 없이 많은 N개 채널 중 일부로 격하됐고 이렇다 할 수익화 모델도 찾지 못하고 있다.



넷플릭스, 티빙 등 여러 OTT를 구독하며 매달 적잖은 구독료를 내는 시청자들이 41년째 2500원으로 동결된 지상파 수신료 내기를 아까워하며 수신료 인상에 결단코 반대하는 모습이 지상파의 현주소를 대변한다.



KBS·MBC·SBS 등 중앙 지상파 3사의 상황이 이러할 진대, 지역 지상파 방송사의 위기를 가늠하기는 어렵지 않다. 제작비나 시간당 방송 단가가 중앙 지상파의 10분의 1 수준에 불과한 지역 지상파는 다매체·유료화 시대 이전부터 만성적 경영난에 시달렸고 이제는 고사 위기에 처했다.



- 이슈의 논점

지역 지상파의 위기 : 취약한 재원·콘텐츠 경쟁력 저하 악순환

지역방송은 KBS 직할국·MBC 지역 계열사, SBS 등의 프로그램을 공급받는 가맹사 형태의 지역민영방송(지역민방), OBS와 같이 독립적인 지역민방, 지역 라디오 등을 일컫는다. 특히 지역민방은 수신료 지원을 받지 않으며 모든 재원을 광고 프로그램 판매 수익에 의존한다.



지역 지상파의 가장 큰 문제점은 취약한 재원 구조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지역민방 10곳과 MBC 지역 계열사 16곳의 2020년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전년도 26개 방송사 중 18곳이 적자를 기록할 정도로 사정이 좋지 않았다. 광고 재원이 10년째 줄어든 가운데 MBC 지역 계열사의 3년간 손실 총계는 1320억원에 달했고 OBS는 자본금(1471억원)의 93%가 잠식됐다.



현재 지역방송에는 방통위의 지역방송 예산과 지자체의 지원금이 공적 재원으로 투입되긴 하지만 지역 지상파가 고사 위기에서 벗어나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규모다. 설상가상으로 40년간 이어져온 결합판매제도가 ‘끼워 팔기’ 논란 속에 위헌이라는 헌법소원이 제기됐다.



방통통신위원회는 헌법재판소의 위헌 여부 판단과 상관없이 *결합판매제도를 전면 재검토할 방침이어서 지역 지상파의 위기감은 고조되고 있다. 결합판매제도는 지상파 3사와 지역·중소 방송사를 묶어 광고를 판매하는 제도로서 지역·종교 방송 등에 연간 약 1000억원의 매출을 일으켜 왔다. 방송통신위원회가 발표한 2020년 방송시장경쟁상황평가에 따르면 2019년 기준 전체 광고시장 점유율에서 모바일 광고는 방송광고를 추월했다. 방송광고 규모는 줄어들었지만 채널이 많아지면서 지상파 간 경쟁은 더 치열해졌다. CJ 계열 미디어와 종합편성채널의 드라마, 예능 콘텐츠가 지상파를 압도했다. CJ ENM은 시청률과 광고 매출에서 지상파 3사를 모두 추월했으며 콘텐츠 제작비 투자 규모도 지상파보다 많다.



지역 지상파는 콘텐츠 투자가 부진하니 방송 프로그램의 경쟁력이 떨어지고 시청률과 광고 매출이 더 낮아지는 악순환을 겪는다. 지역 시청자들의 지역 지상파에 대한 가장 큰 불만도 프로그램의 완성도가 떨어지고 재미가 없다는 것이다.



여기에는 재정난과 인력부족과 같은 문제점도 있지만, 지역 지상파가 중앙 지상파 네트워크의 하부 체제 개념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독자적인 지역성을 구현하지 못하는 기획력 부족에서 기인하는 부분도 있다.



이대로 지역방송의 몰락을 방치할 수는 없다. 지역의 문화 창달과 정보 제공 등 지역성 구현을 위해 지역 방송은 필요하다. 방송에서 지역성이 배제된다면 지역 시청자들은 지역 문화를 향유하고 지역 정보를 제공받을 수 있는 기회를 잃는다. 가뜩이나 중앙에 편중된 대중의 인식 체계는 더욱 공고해질 것이고 지역 균형발전도 어려울 것이다.



결합판매 (結合販賣)

결합판매는 지상파 독과점 시기부터 방송의 지역성·다양성 구현을 위해 지역·중소·종교방송사 등의 광고를 지상파 3사가 결합해 판매한 제도로 ‘교차 보조 시스템’으로 불린다. KBS와 MBC 광고 판매를 대행하는 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코바코)는 지역MBC·EBS·종교방송 광고를, SBS 미디어렙(방송광고판매대행사)은 OBS를 비롯한 9개 민영방송 광고를 함께 팔고 있다.


경쟁력 확보 방안 ① : 광역화

지역 지상파가 존폐 위기를 극복하고 경쟁력을 확보하려면 무엇보다 뼈를 깎는 경영 구조 개선책이 마련돼야 한다. 다매체 환경으로 지상파 방송 광고 시장이 축소된 가운데 지역 지상파가 모두 생존하기는 어렵다. 급변하는 미디어 환경에서 지역 지상파의 구조조정과 지상파 광역화가 불가피하다.



중소도시 지상파를 대도시 권역으로 통합하는 지상파 광역화 논의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KBS는 2004년 16개 지역국을 9개로 정비하는 통폐합을 단행했다. MBC도 2011년 진주와 창원 방송, 2015년에는 강릉과 삼척 방송을 통합한 바 있다.



그러나 현재 좁은 방송 권역 내 40여 곳의 지역 지상파 방송사가 몰려 있는 상황에서 추가적인 광역화를 검토할 필요가 있다. 방통위는 2023년 지역방송 지원 예산으로 45억3000만원을 편성했는데 이를 40여 곳이 나눈다고 볼 때 지원은 미미한 수준이다.



물론 지역 지상파의 광역화가 지역 문화 창달과 풀뿌리 민주주의와 같은 사회적 책무에 역행한다는 우려도 일리가 있다. 그러나 제작 능력이 떨어지거나 생존 가능성이 낮은 방송사를 계속 지원하기보다는 광역화된 네트워크 내에서 인력·예산·장비를 효율적으로 활용하는 편이 수준 높은 지역 밀착 콘텐츠를 생산하는 데 더 적합할 수 있다.



지역 지상파 경쟁력 확보 방안 ② : 지역 밀착 프로그램

최근 유튜브, 아프리카TV 등에서는 지상파에 비해 제작비가 거의 들지 않으면서 시청자들의 큰 관심을 받으며 수익을 내는 아마추어 콘텐츠가 얼마든지 있다. 콘텐츠와 기획력만 있으면 제작비를 많이 들이지 않아도 인기 방송 프로그램을 만들 수 있는 환경이다.



지역은 콘텐츠의 보고(寶庫)라고 할 만하다. 지역 지상파는 지역적 특색이 강하고 지역성과 연계된 프로그램을 만들 수 있다는 강점이 있다. 지자체, 지역 주민 등 지역사회의 공유자원을 적극 활용해서 지역 밀착 콘텐츠를 개발해야 한다. 농어촌 숙박, 낚시 등 지역을 배경으로 인기를 끈 리얼리티 예능 프로그램이 다수 있지만 정작 지역 지상파는 이러한 흐름에서 소외됐다.



일본도 우리나라처럼 방송 시장이 중앙에 집중된 구조이지만 지역 밀착형 콘텐츠로 대안을 찾고 있다. 지역 지상파 여러 곳이 연합해 지역 관광 명소나 이벤트를 소개하는 프로그램을 제작해 외국 방송사에 수출하기도 한다. 방송 콘텐츠를 수출하면서 외국인 관광객도 유치해 지역 경제를 활성화하겠다는 것이다.



우리나라 지역 지상파도 세계적 인기를 모으고 있는 한류 콘텐츠나 지역 축제와 같은 관광 자원과 연계해 지역 밀착 프로그램을 만들어 널리 알린다면 충분히 경쟁력을 발휘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현재 지역 지상파는 지역성 높은 콘텐츠 제작을 외면한 채 프로그램 자체 편성 비율을 채우기에 급급한 상황이다. 그 결과 저비용으로 다수의 프로그램을 제작하거나 완성도가 떨어지는 프로그램을 구매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방송법은 지역방송으로 하여금 다른 방송사업자의 제작물을 일정 비율 이상 편성하지 못하도록 규제하고 있을 뿐, 지역방송이 자체적으로 신규 제작해야 하는 프로그램에 대해 특별히 규정하고 있지 않다. 따라서 자체 제작 비율을 늘리도록 유도하는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



지역 지상파 경쟁력 확보 방안 ③ : 유통 인프라

지역 지상파 종사자의 제작 의욕을 고취하고 양질의 지역 콘텐츠 제작을 촉진하기 위해서는 콘텐츠 유통 경쟁력을 높여야 한다. 일부 지역 방송사가 유튜브 채널을 활용하기도 하지만 해당 지역의 TV 이외 지역 방송을 찾아보기는 쉽지 않다. 우수한 지역 지상파 콘텐츠가 있어도 제대로 알려지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글로벌 OTT를 활용한 지역 지상파 제작 콘텐츠 유통도 고려해야 한다. 지역 지상파 프로그램을 더 많은 시청자에게 알리기 위해서는 온라인 유통을 지원하는 디지털 플랫폼이 구축돼야 한다. 다만 지역 방송사의 영세한 규모와 제작 역량을 감안할 때 독자적인 온라인 유통 창구를 만들기란 쉽지 않기에 글로벌 플랫폼을 적극 활용할 필요가 있다.



일례로 일본 글로벌 TV 아사히 계열 지역 지상파인 훗카이도TV(HTB)는 ‘채널은 그대로!’라는 개국 50주년 특집 드라마를 넷플릭스에 중앙 지상파보다 먼저 송출한 바 있다. 뛰어난 콘텐츠만 있다면 지역 지상파에서 제2의 ‘오징어 게임’이 나오지 말란 법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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