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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입 앞둔 군위 현지 분위기 “관광객 늘어날 것” 기대 vs “인구 유출로 상권 침해” 우려

카나메 마도카 2023. 10. 3. 08:04
“대구-군위 직통버스 반가워
학교 선택권 다양해져 좋아”
“먹고 살기 편한 사람만 환영
공시지가 올라 세금폭탄 걱정”

 

오는 7월 1일 경북 군위군이 대구시로 편입되는 가운데 29일 군위군 곳곳에 우편번호, 버스요금 변경과 행정구역이 경상북도에서 대구광역시로 변경된 표지판 등이 눈에 띄고 있다. 전영호기자 riki17@idaegu.co.kr 출처 :  대구신문(https://www.idaegu.co.kr)


오는 7월 1일 경북 군위군이 대구시로 편입되는 가운데 29일 군위군 곳곳에 우편번호, 버스요금 변경과 행정구역이 경상북도에서 대구광역시로 변경된 표지판 등이 눈에 띄고 있다. 전영호기자 riki17@idaegu.co.kr
경북 군위군의 대구광역시 편입이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군위군 현지에서는 대구 편입으로 편리해진 교통 체계에 반색하는 목소리가 높은 가운데 인구 유출로 상권이 침체될까 걱정하는 시각도 나타났다.

29일 군위군은 지역 현판을 바꾸는 등 대구 편입 준비에 한창이었다. 군청과 군의회 조형물 앞에는 ‘대구광역시 군위군’이라는 문구가 새로 추가됐다. 고속도로의 지역 안내 표지판도 ‘대구광역시 군위군’으로 교체됐다. 읍내 도로가로는 편입을 환영하는 현수막과 깃발이 내걸렸다.

군민들은 환영의 뜻과 함께 지역발전 기대감도 내비쳤다.
이날 군위공용버스터미널에서 북대구행 버스를 기다리던 송원경(50) 씨는 “대구와 군위를 운행하는 직통버스가 생긴다는 것이 제일 반갑다. 그동안 시외버스가 일찍 끊기고 마을버스도 하루 2~3회만 운행해 택시비 부담이 컸다”며 “이젠 늦은 오후에도 편리하게 대구에 오갈 수 있다. 택시비도 저렴해지고 교통도 편리해질 것 같아 기대된다”고 엄지를 치켜들었다.

군위고등학교에 재학 중인 도채현(17) 양은 “미대 입학을 준비하고 있는데 대구를 잇는 시내버스가 생겨서 드디어 학원에 다닐 수 있게 됐다”며 “그동안은 버스가 일찍 끊기는 탓에 학원을 못 다니고 있었는데 너무 좋다. 당장 7월 1일부터 다니기로 했다”고 웃음 지었다.
 


대구시 편입을 하루 앞둔 29일 대구와 군위를 운행하는 급행버스 정류장이 신설됐다.
유채현수습기자
군위읍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박동순 씨는 “편입 이후 지역을 찾는 사람들이 늘어나 장사에 도움이 될 것 같다”고 기대했다.

군위읍 동부1리 이종록 이장은 “단순히 경상북도민에서 대구시민이 되는 게 아니라 대구 시내버스 도입 등 대중교통 이용에서도 혜택이 주어지니 마을 어르신들과 경로당에서 얘기해 보면 매우 좋아하신다”고 말했다.

의흥면 이장협의회 이희준 회장은 “이용 승객이 적어 자주 다니지는 않지만 의흥면을 지나는 버스를 타고 대구를 나갈 수 있게 된다고 하니 대구광역시민이 된다는 실감이 난다”며 반겼다.

학부모들은 학교 선택권이 다양해졌다며 반겼다. 편입이 되면서 군위군 중학생들은 대구 1학군(대구 중구, 동구, 북구, 수성구, 달성군 가창면) 내 고등학교로 진학할 수 있게 됐다.

반면 일부 소상공인들은 인구 유출로 인한 상권 침체를 우려하기도 했다.

 

대구시 편입을 하루 앞둔 29일 대구와 군위를 운행하는 급행버스 정류장이 신설됐다. 유채현수습기자 출처 :  대구신문(https://www.idaegu.co.kr)

 

군위읍내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조 모(40) 씨는 “우리 같은 소상공인들은 군청이나 경찰 등 공무원들이 주 고객인데 편입되고 나면 다들 대구 시내에서 살려 하지 누가 촌에 살고 싶어 하겠냐”며 “저녁이나 밤 장사를 하는 상인들도 손님이 없어질까 걱정하고 있다. 먹고 살기 편한 사람들만 편입을 환영할 것 같다”고 토로했다.

전통시장에서 채소를 팔던 김영숙(65) 씨와 채계선(81) 씨도 “대구 도매시장에서 채소 등을 사 와서 마진을 남겨 팔고 있는데 교통이 편리해지면서 사람들이 장을 대구에서 보지 않을까 우려된다”며 “인구 유입이나 생활 편의 시설 등 발전이야 하겠지만 먼 미래 일 같고 와닿는 부분은 없다”고 말했다.

읍내에서 16년째 부동산을 운영하는 A씨는 “신공항이 들어서고 시로 편입되면서 부동산값이 2~3배는 올랐다. 토지주와 건물주들은 저마다 가격을 올리고 있는데 거래량은 절반으로 뚝 떨어졌다”며 “광역시로 들어가면서 공시지가가 높아져 세금 폭탄을 맞을까 봐 다들 걱정하고 있다. 지역 발전에 대한 기대심리는 있지만 편입으로 인한 장점은 마땅히 생각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시외 할증 폐지에 택시 업계는 불만을 드러냈다.

군위 터미널 앞에서 대기하던 택시 기사 김 모(60) 씨는 “터미널에서 동성로까지 통상 6만 원 정도가 책정되는데 할증이 없어지면 4만 원 정도로 줄어든다. 더군다나 택시조합 소속도 대구로 넘어가면 조합비도 늘어나 총 30% 이상의 손해가 발생한다”며 “번호판이나 미터기 칩을 이번 주에 교체한다는데 달갑지 않다”고 한숨 지었다.

김병태·류예지기자·유채현수습기자

출처 : 대구신문(https://www.idaeg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