젖과 꿀이 흐르는 땅, 대한민국
박선화 한신대 교수 나의 종교적 정체성은 선명하지 않다. 세례를 받은 신자이기도 하지만 불교의 연기론에 끌리고, 평소엔 무신론에 가까운 과학 기반의 서적을 주로 읽는다. 아라비안나이트를 그림책으로 만난 유년 시절부터 이슬람의 건축과 문화에 매혹되어 지금도 중동과 북아프리카, 스페인 남부 여행의 추억에 자주 젖어들고, 고대 이집트 종교의 무덤 벽화, 콥트교, 힌두교, 티베트 밀교 등등의 소소한 상징물들을 간직하고 있기도 하다. 신비와 오컬트, 영적 세계에 늘 흥미가 있지만 정확히는 인류학적인 관심에 가깝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근 기독교에 대해 계속 생각하게 되는데, 특히 모세가 광야에서 보낸 40년에 대한 부분이다. 최단거리로 약 2주, 안전 경로로 이동해도 두세 달이면 도착했어야 한다는 ‘젖과 꿀이 흐..
2021. 10. 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