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부장 호무라☆마기카

[노동시간 보고서] ② 너무 힘든 주6일제…‘직종 따라 70%가 주 6일 근무’

카나메 마도카 2021. 11. 12. 16:53

[토요일은 검은 날] ② 너무 힘든 주6일제…‘직종 따라 70%가 주 6일 근무’

"면접 봤는데 월차 없고 월~토요일 주 6일 근무입니다. 시간이랑 급여는 보통은 되는 것 같은데 쉬는 날 하루도 없다는 게 부담스럽네요. 다들 어찌 근무하세요?"

"주 6일 근무, 처음에는 몰랐는데 너무 힘들어요"

인터넷 카페에 올라온 하소연이다. 월차도 없이, 일요일을 빼고 계속 일을 해야 해 사실상 휴일이 없는 것 같다며 어찌해야 할지를 묻고 있다. 글이 게시되자 동병상련 마음으로 주 6일 근무를 앞둔 글쓴이를 걱정하고 위로하는 댓글들이 잇따라 올라왔다.

- "주 6일제 완전 힘들죠. 주 5일 40시간 지켜주는 곳에서 일하고 싶네요."
- "연차, 월차 없이 주 6일인 곳은 너무 힘들어요."
- "헐, 다들 주 6일 근무 아닌가요? 주 5일 근무, 부러움..."
- "저도 첫 직장이 주 6일제인데... 초반에야 그저 일한다는 생각에 좋았지... 지금 한 5개월 이상 된 거 같은데 엄청 피곤하고 힘드네요."

내 일자리... '주 5일인가, 주 6일인가'

근로기준법은 '1주 간의 근로시간은 휴게시간을 제외하고 40시간을 초과할 수 없다'고 명시해 놓았다. 하지만 예외 규정 등에 따라 주 40시간 초과 근무, 주 6일 근무를 하는 곳이 적지 않다. 그래서 구직자들은 일자리를 찾을 때 근로시간만큼이나 근로일수도 중요한 요소로 꼽는다. 특히 주 5일 근무가 정착된 공공기관이나 금융권, 대기업 등이 아니라면 주 5일 근무인지, 아니면 주 6일 근무인지는 구직자들의 중요한 관심사가 된다.

KBS 데이터저널리즘팀은 서울일자리포털에 올라온 채용공고 13만여 건을 수집, 분석해, 직종별, 회사 규모별로 근로 조건이 얼마나 다른지를 확인했다.

고용노동부의 '취업알선직업분류'에 따라 채용공고에 올라온 직종을 421개로 나누었고, 각 직종별로 주 5일제, 또는 주 6일제가 얼마나 되는지, 교대근무제가 얼마나 되는지를 분석했다.


채용공고 분석... '음식서비스업·건설 종사원, 주 6일 근무가 70% 이상'

분석 결과, 건설 현장에서 일하는 조적원, 공업배관공 등의 채용공고는 모두 다 주 6일 근무라고 노동 조건을 밝혔다. 하지만 채용공고 건수가 각각 6건, 3건 등으로 미미해 이 같은 사실 자체만으로는 통계적으로 유의미하다고 보기 힘들었다. 데이터저널리즘팀은 구인 건수가 30건 이상 되는 직종별로 범위를 한정해서 다시 따져봤다.

그 결과, 주 6일 근무 비율이 가장 높은 직종은 음식서비스 관련 일이었다. 식당에서 주문을 받고 음식을 나르는 등 음식점에서 하는 일의 경우 채용공고 62건 가운데 45건, 72.6%가 주 6일 근무라고 밝히고 있었다. 자동차 정비원 채용공고도 주 6일 근무 비율이 높았다. 자동차 정비원 채용공고 508건 가운데 366건, 72.0%가 주 6일 근무라고 명시했다. 건설 및 광업 단순 종사원의 경우도 주 6일 근무가 흔한 편이었다. 채용공고 250건 가운데 주 6일 근무임을 밝힌 공고가 178건, 71.2%로 조사됐다.

또 통신서비스 및 이동통신기 판매원, 주유원, 주방보조원 등도 주 6일 근무 비율이 50%를 넘어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 대상이었던 전체 채용공고 13만여 건 가운데 주 6일제가 21.5%인 것과 비교하면 직종 따라 휴일 편차가 크고, 주 6일 근무가 일반화된 직종이 따로 있다고 볼 수 있다.

서울일자리포털에 올라온 채용 공고, 오전 8시 30분부터 오후 5시 30분까지, 주 6일 근무임을 밝히고 있다.

'청소원·주방보조원... 채용 공고 절반이 주6일제'

그렇다면, 구인공고가 많이 나는, 달리 말해 사람을 많이 뽑는 직종들에서도 주 6일 근무가 퍼져있을까?

서울일자리포털에 올라온 구인 공고 중 가장 많은 직종은 간병인, 4개월에 걸쳐 모두 15,918건의 구인공고가 올라왔다.

간병인 구인공고 15,918건 가운데 주 6일 근무라고 밝힌 곳은 1,676건, 전체 간병인 구인 공고의 10.5%로 채용공고 전체 평균보다 낮았다.

간병인에 이어 두 번째로 구인공고가 많이 난 청소원의 경우는 주 6일 근무 비율이 높았다. 청소원 구인공고 6,081건 가운데 3,060건으로 50.3%, 절반에 이르는 구인공고가 주 6일 근무라고 밝히고 있었다.

이어 경리사무원의 주 6일 근무 비율은 8.6%로 낮았다. 경비원도 주 6일 근무가 7.4%로 낮았다. 그러나 경비원의 경우 일반적으로 근무 강도가 높다고 알려진 교대근무 비율이 82.9%나 됐다.

특히 과도한 노동 강도로 사회적 이슈로 떠오른 택배원의 경우 주 6일 근무 비율이 역시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40.5%에 이르렀다. 택배원 채용공고를 낼 때 이미, 사업장 두 곳 가운데 한 곳은 주 6일 근무를 조건으로 내걸고 있는 셈이다.


소규모 사업장 주 6일제 많지만... '300명 이상 사업장도 17.4%'

주 6일 근무는 규모가 작은 사업체에서 더 많았다. 이는 근로기준법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근로기준법 50조 1항이 '1주 간의 근로시간은 휴게시간을 제외하고 40시간을 초과할 수 없다'고 밝히고 있지만 근로기준법 11조 1항은 '이 법은 상시 5명 이상의 근로자를 사용하는 모든 사업 또는 사업장에 적용한다.'고 명시해 놓는 등, 5명 미만 사업장에는 근로기준법이 100% 적용되지 않기 때문이다.

서울일자리포털에 올라온 채용공고를 분석한 결과, 5명 미만 사업장의 주 6일 근무 비율은 31.8%로 5명 이상 사업장의 주 6일 근무 비율 18.9%보다 10%p 이상 더 높았다. 소규모 사업장일수록 월, 화, 수, 목, 금, 토 등 일주일에 6일을 일하는 비율이 높은 것이다.


하지만, 자영업이나 소상공인 수준을 벗어난 회사에서도 주 6일 근무를 하는 경우가 적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채용공고 분석 결과, 직원이 5명~9명 규모인 사업체의 주 6일제 비율은 22.3%, 직원이 10명~29명 규모에서는 18.4%, 30명~99명 규모에서는 15.6%였다. 직원이 수십 명에 이르는 회사에서도 주 6일 근무를 시키는 경우가 적지 않다는 얘기다.

직원이 수백 명에 이르는 회사라고 다르지 않았다. 직원 100명~299명 규모의 사업장이 낸 채용공고 가운데 주 6일 근무라고 밝힌 노동조건은 전체 평균보다도 높은 22.2%로 나타났다. 300명 이상 사업장에서도 채용공고의 17.4%는 주 6일 근무라고 명시해 놓았다. 회사 규모를 가리지 않고, 주6일제가 널리 퍼져있다고 볼 수 있다.


'너무 힘든 주6일제, 이 직종은?'... 인터랙티브 그래프로 확인하세요

데이터저널리즘팀은 일자리를 구하는 사람들이 참고할 수 있도록, 또 대한민국 사회에 주 6일 근무가 얼마나 퍼져 있는 지를 확인해볼 수 있도록, 지난 1월 24일부터 5월 26일까지 4개월에 걸쳐 서울일자리포털에 올라온 13만여 건의 채용공고를 분석해, 각 직종별로 주 5일 근무, 주 6일 근무, 또는 교대근무 비율 등이 얼마나 되는지를 보여주는 인터랙티브 그래프를 제작했다. 이들 그래프를 통해서 누구나 자신이 관심 있는 3백 8십여 개 직종별(서울일자리포털 채용공고에 올라온 직종)로 노동조건을 살펴볼 수 있다.

예를 들어 인터랙티브 그래프를 클릭하고, 중분류의 ‘음식서비스관련직’을 선택한 뒤, 소분류의 ‘식당서비스관련종사자’로 들어가, 세분류의 ‘웨이터 및 접객원’을 선택하면, 4개월 동안 수집된 웨이터 및 접객원 채용공고의 근로조건이 나온다. 인터랙티브 그래프를 작동해 보면 ‘웨이터 및 접객원’의 경우 주 6일 근무가 대다수로, 채용공고의 68.1%가 월, 화, 수, 목, 금, 토 등 일주일에 주 6일을 일해야 하는 노동 조건을 내걸었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